[리뷰] 어바웃타임

무슨 말이 필요할까. 누가나가 아는 명작이다.
사실 나는 온갖 OTT 등 콘텐츠 구독 플랫폼에 돈을 내고 있지만, 별로 즐기지 않는 사람이다. 요즘에야 즐기지만 돈을 내고 한 번도 안보기를 1년 동안 했던 적도 있다.
그래서 어느날 '그래 한 번 봐 보자'라는 생각으로 첫 넷플릭스 영화를 찾기 시작했다.
난 로맨스라곤 예전에 네이버 웹툰에서 투앤티스랑 치인트밖에 안봤기에, 로맨스 영화가 너무 어색해서 꺼려졌었다. 싫다기보단 본 적이 없어서. 낯선 장르에 대한 기피가 있었다.
그럼에도 추천 시스템은 어바웃 타임에 대한 내 예상 평점을 4.9점으로 예상하기에(내 평균은 3점 정도인데..)속는 셈 치고 이를 시청했다.
이 영화는 시간에 관한 영화이지만, 그리고 로맨스 영화이지만. 본질적으로 행복과 사랑에 관한 영화이다. 사랑=로맨스가 아니고, 반려자와의 사랑, 부모와의 사랑, 형제자매간의 사랑(저스디스가 일리닛과 얘기하는 그런 의미의 사랑일까?). 그리고 그들과의 행복.
고등학교 때 '비따비'라는 웹소설을 읽었는데, 그 분위기가 이 영화와 비슷하다. 그리고 그 소설 맨 처음에 나오는 얘기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다.
'만약 당신이 완전 어릴 때로 회귀하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복권 대박? 근데 지금과 크게 달라질까?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답은 '아니다'이다.'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다. 자본은 넉넉해질지언정 삶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인생 20년 더 사는 것 밖에 더 되는가? 적어도 나는 과거로 돌아간다고 달라질 수 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렇다면 시간 역행으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사실 시간 역행은 도구이고, 우리들 인간이 추구하는 가장 높은 가치는 무엇일까. ‘행복'이 아닐까.
주인공은 능력을 통해 부와 명예를 갈구하지 않았다. 대신 행복을 체감하고, 인생을 여유롭게 사는 방법을 터득했다. 거기다가 좋은 반려자까지.
간질간질하며 웃음이 나오는 초반 로맨스에, 중반부는 형제자매간의 사랑, 후반부는 부자간의 사랑을 다룬다. 이걸 보고나서 어찌 충만감이 꽉 차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인상깊은 스토리를 쓰는 것은 어렵지만, 스토리를 깔끔하게 끝 맺는 것은 더 어렵고, 인상깊은 스토리를 깔끔하게 완성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일 터이다. 그러니 소문난 영화를 보아도 이따금씩 찝찝함이 남아있지.
그런데 이 영화는 화면을 껐을 때 찝찝함은 커녕 충만감이 차올랐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5할 이상은 레이챌 맥아담스의 미소가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결혼식장의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 이 영화 이후로 레이첼 맥아담스가 나오는 영화 두 개를 연속으로 시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