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전에 리뷰했던 <강의>와 마찬가지로 이 책도 지인으로부터 추천 받은 책이다.
사실 나는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면 (특히 제품을 팔아야 한다면) 제품의 질, 진정성, 논리성 등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제목을 읽었을 때 그다지 내키는 느낌은 아니었다. 흥미가 돋지 않았지만 추천을 받았으니 읽게 된 것이다.
막상 읽으면서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 확실히 이 책은 누군가를 설득하고자 할 때 참고하기에 매우 훌륭한 책이다. 설득과 관련된 사람들의 행동법칙을 아주 잘 정리해두었다. 관련 연구와 실험을 제시하며 객관적인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을 생각해보자. "자본주의 경쟁시대에서 우리는 수많은 기업의 설득에 노출되고 있다"는 이미지도 맞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하는 우리의 일상도 포함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회사를 다닐 적 내가 되게 긍정적으로 생각했던 영업 담당자 A씨가 떠올랐다. A씨는 사내에서 내게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셨기에 나는 아직도 A씨는 친절한 사람이었노라 기억하고 있다. 심지어 나는 영업하시다보니 친절이 몸에 배어 있다고까지 생각했다.
근데 이 책을 읽고 돌이켜보니 A씨의 모든 언행에는 설득의 심리학이 녹아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이어서 설득의 심리학으로 설득의 대상이 아닌 사람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생각이 계속 이어지면서 소비자로서의 나의 행동 원리뿐만 아니라 그냥 일상적이고 사회적인 면에서의 나의 행동 원리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이런 전반적인 경험이 되게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그게 결국 심리학이란 것이고, 일반적인 현대인들도 으레 짐작은 하고 있는 법칙들이다. 그러나 그것을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걸 넘어 연구 결과들과 연관짓고, 법칙으로 분류하고, 이를 짧은 분량의 책에, 이해하기 쉬운 말들로 적어내었다는 데에 바로 이 책의 가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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